《맹자》에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보인다. 맹자의 제자인 도응(桃應)이라는 사람이 스승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순(舜)임금이 천자가 되고, 고요(皐陶)가 사(士: 법을 집행하는 벼슬)가 되었는데 순임금의 아버지인 고수(瞽瞍)가 살인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자 맹자가 답변하기를,
“(고요는 당연히) 잡아들일 뿐이다.”
라 하니, 도응이 다시 질문하기를,
“그렇다면 순임금은 (고요가 하는 일을) 못하게 하지 않습니까?”
라 하였다. 이에 대해 맹자는,
“순임금이 어떻게 막을 수가 있겠는가?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라고 답변하였다.
가정법 형태의 질의응답이지만 순임금이 아무리 천자라도 정해진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과 사가 분명 구분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법은 공평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최순실게이트의 특별검사로 박영수 변호사가 임명되었다고 한다. 그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법대로 공정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하겠다는 지극히 마땅한 말이지만 사람들은 유심히 지켜보게 될 것이다.
'지평생각 > 페이스북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성은 귀하고 임금은 가볍다 (0) | 2016.12.07 |
---|---|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0) | 2016.12.02 |
적우침주(積羽沈舟) (0) | 2016.11.28 |
난극사치(亂極思治) (0) | 2016.11.27 |
광장에 가는 날 (0) | 2016.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