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겐 특별한 날이다.
지금은 정유년이지만 음력으로 생일을 쓰는 나에겐 아직도 병신년 섣달 스무나흐레이다.
그 유명한 58년 개띠들이 대부분 친구이지만 나는 며칠 상간으로 정유년 닭띠로 행세해 왔으니 지금 와서 구태여 양력으로 고집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정확히 1년 뒤가 되면 우리 나이로 환갑을 맞는 셈이다.
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자체 이벤트를 준비했다.
광화문에 수 만 내지 수십만의 초대 손님을 모실 작정이다. 그들이 외치는 함성이 어떻게 나오든 나는 눈물겹게 그들에게 고마워할 작정이다.
어쩌면 그들은 나의 이름을 연호하면 내가 쑥스러워할까 보아 나대신 나의 아내 이름을 외칠지 모른다.
어떻게 알았을까, 그들은. 나의 아내의 이름이 ‘하옥’인줄.
1986년(음력으론 1985년) 내 생일에 난 아내를 처음 만났는데...
어찌 알고 광장의 사람들은 내 아내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을까?
아마 그 분들은 내 아내 이름 앞에 다른 수식어를 붙일지 모르겠다. 이렇게.
“〇〇〇를 하옥하라.”
이렇게 하라고 권유한 것도 아니고 꼭 그것을 기대했던 바도 아니지만, 이제 나 또한 더불어 같이 외치리라. 맹자의 말처럼 혼자 즐거워하는 독락(獨樂)보다는 더불어 같이 즐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이 천 배 만 배 더 즐거움을 줌은 두말해 무엇 하랴. 더구나 세종께서 같이 계신 곳이니 기꺼이 여민악(與民樂)을 허락하실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별히 나의 초대장을 받지 않아도 누구라도 오셔도 좋다. 꼭 서로의 얼굴을, 이름을 알 필요도 없다. 생면부지의 그 누구라도 광장에 모이는 순간 우리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같은 꿈을, 희망을 생각하고 말하게 될 것이다. 나 혼자 꾸는 꿈은 단지 꿈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꾸는 꿈은 현실이 되어 나타날 것이다. 말보다 더 중요한 발로 광장을 품을 때 광장은 분명 우리에게 확실하고 크나큰 보답으로 다가설 것이다.
'지평생각 > 페이스북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은 반만 해도 공은 옛날에 배가 됨 (0) | 2017.01.22 |
---|---|
우탁(禹倬)의 기개 (0) | 2017.01.21 |
은행을 파시는 어머니 (0) | 2017.01.18 |
경제보다 정의 (0) | 2017.01.17 |
18살 투표권 실시 여부 (0) | 2017.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