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지푸라기 하나를 주고받는 데도
맹자가 이윤(伊尹)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한 적이 있다.
“이윤이 유신(有莘)의 들에서 밭을 갈면서 요순(堯舜)의 도(道)를 즐거워하여 그 의(義)가 아니며 그 도가 아니거든 천하(天下)로써 녹(祿)을
주더라도 돌아보지 않았으며 4천 마리의 말을 수중에 갖게[매어놓게] 되더라도 거들떠보지 않았고, 그 의가 아니며 그 도가 아니거든 지푸라기
하나라도 남에게 주지 않았으며 지푸라기 하나라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았다.”
맹자의 말이 맞는다면 이윤이 몇 천 년 뒤인 지금까지도 각광을 받는 그 요체는 아마도 의롭지 않은 물건이라면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주
거나 받지 않은 사실에 연유된 듯하다. 떳떳치 못한 짓은 남이 알기 전에 우선 자신이 알게 마련이다. 하늘이 굽어보고 땅이 올려다보며 네가 알
고 내가 아는 것이 비밀일진대 언제까지 베일에 싸여 묻힐 것으로 생각하는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해서 모든 의혹이 사라지는 것이 아
니다. 다만 스스로 눈속임하는 데 불과할 뿐이다. 잣대란 내 편리한 대로 이렇게도 적용하고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감히 남에게도 요구하기 어려운 바이므로 그래서 더욱 남의 지도자 노릇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더구나 유명세를 타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은 까닭에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들이 누리는 인기라는 화려한 얼굴 이면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여러 유혹과 부자유라는 족쇄가 도사리고 있다. 여러 사람들에게 노출된 자신의 행
동거지를 잘 추슬러야 함은 물론이려니와 곳곳에 산재해 있는 함정을 어떻게든 잘 피해가야만 하는 일이 숙명처럼 앞에 놓여 있다. 그러한 것들을
잘 감내해야 비로소 지속적인 인기나 지위를 누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본인이 그런대로 잘 나갈 때는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편처럼 보이지
만 자칫 자신이 균형 감각을 잃고 기우뚱하는 순간 곧 모든 것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고 온갖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것
들이 모두 자신의 할 탓이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지푸라기 하나를 주고받는 하찮은 일이라 해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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