〇 그저 나 몰라라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불행이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다는 말을 월수진비(越瘦秦肥)라고 한다. 원래 월수진비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월나라 사람은 야위고 진나라 사람은 살이 찐다는 것이다. 그것은 월나라 사람이 살이 찌고 진나라 사람이 마른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 간에는 아무 상관없기는 매 한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처지에서 살펴보면 그것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미국 사람이 살찌고 아프리카 사람이 굶주리는
것이 어찌 보면 아무 상관없어 보이지만 과연 꼭 그러한지 모르겠다. 부유한 나라에서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일삼을 때
엉뚱하게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연 재해에 시달릴 수 있다. 한쪽에서 나무를 막 베어낼 때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 대륙의 사막화에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기업은 국가 위에 군림하며 다국적 기업으로써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게 사실이고, 단일민족임을 애써 주장하던 우리
의 현실도 불과 십 수 년 만에 다민족 국가화 되고 있다. 가면 갈수록 석유자원의 고갈이 눈에 보이듯 뻔한 결과를 드러낼 것이고
마시는 물조차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오염되거나 부족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아와 전쟁에
시달릴 때 몇몇 국가에서 풍요를 누리며 흥청망청하는 것이 그저 무관하다고만 보기에는 뭔가 무거운 책임이 방기되는 듯한 느낌
을 못내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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