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청문회와 거짓말

지평견문 2013. 5. 11. 06:58

                        ○ 청문회와 거짓말

 

    청문회가 열리면 곧잘 거짓과 진실의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한 때 창의 역할을 하던 사람이 방패가 되어 창끝을 피해 가려고 하지만 여간해서 그 또한 용이한 일이 아니다. 한때 조자룡의 헌 창 휘두르듯 휘둘러대던 예리함은 어디 가고 이제 자신을 향하는 창끝이 모두 솜방망이이기를 바라는 이 묘한 대조는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것인가?

 

    《예기(禮記)》 옥조(玉藻)편에 보면 임금 곁에는 두 명의 사관(史官) 있어서

 

    “움직임[동(動)]은 왼쪽의 사관[좌사(左史)]이 기록하고 말[언(言)]은 오른쪽의 사관[우사(右史)]이 쓴다.”

 

고 되어 있다. 우사가 말을 기록하고 좌사가 행동을 기록하니 좌사와 우사가 기록한 것을 대조하면 바로 당사자의 언행일치 여부가 확인된다. 말과 행동이 달라서 지도자로써 분명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그럼에도 그들은 아무 상관없이 할 것을 다하곤 한다. 청문회는 그저 법이 있으니까 하는 것일 뿐 거기에서 문제가 드러나도 문제가 아닌 것이 되어버리면 그런 것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여야를 막론하고 명확히 언행이 틀려지는 사람들에게 삼진 아웃 제도를 도용하면 어떨까? 사람이 한번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 정말 그가 정직한 말을 하더라도 그것조차 의심하게 되니 참으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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