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틴 루터의 부인
종교 개혁가인 마르틴 루터도 한 때는 좌절의 늪에 빠진 적이 있다. 그가 종교 개혁을 하다 갖은 박해를 받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어 종교 개혁을 포기할 작정으로 머리를 싸매고 방에 드러누워 버린 것이다.
그러자 그의 아내인 카데리나 폰 보라가 갑자기 관을 장만하고 상복 차림으로 자기의 남편이 죽었다고 곡을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루터야 당연히 기겁을 할 수밖에. 루터가 아내에게 왜 그러냐고 그 까닭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아내는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남편 루터가 죽었다고 하면서 더욱 슬프게 울었다.
루터는 자신이 멀쩡히 살아있건만 도대체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을 하느냐고 따지자, 그의 아내가 말하기를,
“나는 당신이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종교개혁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결혼했다. 그런데 이제 당신은 종교개혁을 포기하였으니 그렇다면 나의 남편 루터는 이미 죽은 것이니 어찌 울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고 반문하며 계속 슬피 울었던 것이다.
아내의 말을 듣는 순간 루터는 깊이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는 다시 자신의 생명을 자신이 섬기는 하나님에게 기꺼이 맡기고 다시 종교개혁운동을 계속하여 신교(新敎)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태종의 부인을 비롯해 남편을 일깨워 어진 임금이나 지도자가 되도록 한 부인들이 역사적으로 많이 존재한다. 옛날만 해도 여필종부식의 관념이 지배하였으므로 여성은 남성의 보조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져 남녀평등이 구가되는 사회인만큼 여성들의 역할은 보다 더 적극성을 띠게 될 것이고 또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 《범정언행록(梵亭言行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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