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청렴한 관리 -고적(高迪)

지평견문 2013. 7. 14. 06:02

        〇 청렴한 관리 -고적(高迪)

 

    명(明)나라 때 산동(山東) 출신의 고적(高迪)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태복시(太僕寺)의 승(丞)이라는 벼슬까지 한 사람인데 그가 어느 지역에 사신으로 나갔을 때의 일이다. 현지의 수령이 그에게 금(金)을 바쳤다. 청렴결백했던 고적은 당연히 이를 물리치고 받지 않았다.

 

    그러자 그 수령은 그것은 평상시 관례라며 고적에게 사양하지 말고 받을 것을 종용하였다. 그러자 고적이 빙그레 웃으며 말하기를,

 

    “다음부터는 금을 물리치는 것을 상례(常例)로 삼는 것이 또한 좋지 않겠습니까?”

라 하고 끝내 받지 않고 그곳을 떠나갔다.

 

    서울시 의회의 새 의장이 임기 첫날 선거 과정에 금품을 제공한 것이 드러나 구속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뇌물을 준 의장은 물론이요, 이를 받아 챙긴 의원들도 몇 십 명 무더기로 사단이 나게 생겼다. 도대체 의원 자격이 없는 그런 사람들이 둘러댈 만한 그 핑계거리도 모르기는 몰라도 그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관례라고 할까 관행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디 나만 그런 것이냐고 자기 합리화 시키려고 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것이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잘못은 잘못이다. 그런 분별력 하나 없다면 의원이 아니라 의원을 선거할 자격도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적 같은 사람이 고독한 사회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못된 관행이라는 것이 고적 같은 이를 예외적 상황으로 만들고 특별난 존재로 여겨지게 하는 것 같아 가슴 아플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부정이나 비리에 대해 과감히 메스를 가해 이(利)에 앞서 의(義)를 추구하는 건전한 사회를 일구어 나가야 할 것이다.

 

                                                   (* 2008년 7월 15일 용두팔 게시판에 올린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