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왕열이 알면 큰일이다.

지평견문 2014. 3. 21. 06:31

     〇 왕열이 알면 큰일이다.

 

    후한 말 왕열(王烈)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남을 가르치고 어루만지며 달래기를 잘 하였다. 마을에서 소를 훔쳤다가 주인에게 잡힌 자가 죄에 대한 처벌을 청하며 말하기를,

 

   “형벌을 받고 죽는 것은 달게 받겠으니 왕열이란 분께는 알지 못하게 해주시오.”

 

라며 신신 부탁을 하였다. 왕열이 그러한 말을 전해 듣고 사람을 보내어 감사하다며 포() 한 단()을 보냈다. 혹자가 왕열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왕열은

 

    “도둑이 내가 자기의 허물을 들을까 두려워하니, 이것은 악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며, 이미 악한 것이 부끄러운 것임을 알고 있으니 선한 마음이 곧 생길 것이므로 포를 보내 선한 일을 하도록 권고한 것입니다.”

 

라 하였다.

   

     훗날 어떤 노인이 길에서 검을 잃었는데 길을 가던 한 사람이 보고 그것을 지키고 있었다. 저녁나절 노인이 돌아와서 검을 찾고 이상하게 여겨 이 일을 왕열에게 알렸고, 왕열이 그 사람이 누군가 알아보았더니 바로 일전에 소를 훔쳤던 그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 옳고 그름을 다툴 일이 있으면 대개 왕열에게 가서 묻곤 하였는데 어떤 사람은 길을 나서다가 (스스로 깨닫고) 돌아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가 사는) 초막만을 바라보고 돌아왔으며, 모두가 곧음을 가지고 미루어 생각해 보고는 감히 왕열이 듣지 않도록 하였다고 한다.

 

    (*권중달 교수의 자치통감 번역문 중에서 : 약간 손질을 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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