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해양(解揚)을 용서해 준 초 장왕

지평견문 2014. 5. 1. 09:06

        〇 해양(解揚)을 용서해 준 초 장왕

 

    초나라 군사가 송나라를 포위했을 때의 일이다. 송나라에서는 진()나라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진나라에서는 송나라에 해양을 보내 초나라에게 항복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다. 해양은 임무를 띠고 가던 중 정()나라 사람들에게 잡혀 초 장왕에게 바쳐졌다. 초장왕은 해양에게 뇌물까지 주어가며 진나라에서 송나라에게 전하는 말을 반대로 말하게 하였다. 해양은 듣지 않다가 세 번 만에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초장왕은 해양을 믿고 그를 누거(樓車)에 올라가서 자기가 시킨 대로 송나라 사람들에게 말을 전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웬걸. 해양은 초장왕의 기대와는 달리 진나라에서 원래 송나라에게 전하도록 하는 말을 그대로 외쳤던 것이다. 그러니 초 장왕이 머리끝까지 화가 날 수밖에. 초 장왕이 해양을 죽일 생각을 갖고 그에게 왜 자기의 말을 듣기로 하고 따르지 않았느냐고 그의 무신함을 질타했다. 그러자 해양은 의연히 말하기를, ‘(임금의) 명령을 받고 나왔으면 죽더라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법이라며, ‘초 장왕이 시킨 것을 따르겠다고 한 것은 본래 (임금으로부터) 받은 명령을 완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였다. 이제 자기로서는 죽음으로서 명령을 완수하였으니 죽음을 달게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말을 들은 초장왕은 그를 의롭게 여기고 본래 죽이려던 마음을 바꾸어 그를 살려서 돌려보냈다.

 

    해양의 의기도 대단하지만 이를 용서해준 초장왕도 대단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초 장왕은 해양을 거느린 진 나라 왕을 부러워했음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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