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생각/정의(正義 )

모방도 모방 나름

지평견문 2013. 3. 4. 05:27

                                  〇 모방도 모방 나름

 

    뉴스 따위를 보고 함부로 이를 모방하여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것을 보고 이를 본받아 자살하거나 어떤 고약한 범행을 전해 듣고 이를 모방하여 범법을 자행하는 것과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른바 모방 자살이나 방화 같은 현상을 접하면서 때로 한심해하기도 하고 답답한 심정을 갖게도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방하는 것은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인가?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어른들에게 교육받는 첫 번째 방법이 바로 모방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아기는 엄마를 따라 옹알이하며 말을 익히고 부모나 형제자매를 통해 여러 갖가지 생활습관을 익힌다. 어찌 어린아이 뿐이겠는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익히는 기술이나 관습 등도 따지고 보면 모방의 산물 아닌 것이 없다. 창작이라는 것도 모방 위에 다른 것을 보태어서 비로소 가능해진다. 결국 모방은 반드시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에도 해서 좋은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생기게 된다.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모방의 결과는 천양지차의 다른 성격을 띠게 된다.

 

    결국 모방에도 선택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쉽게 말해 좋은 것은 따라하고 나쁜 것은 따르지 않으면 된다. 문제는 어떤 것이 좋고 나쁘며, 선하고 악한 것인가를 가름하는 기준일 터인데 이는 부모형제나 스승, 친구 또는 독서 등을 통해 스스로 정립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모방과 관련하여 공자는

 

    “어진 것을 보면 그와 같고자 하고, 어질지 못한 것을 보면 안으로 스스로 반성한다.”

 

라고 하여 나름대로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어진 것을 보고 그와 같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을 견현사제(見賢思齊)라고 한다. ‘세 사람이 길을 가는 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과 대동소이하다 하겠다. 어디 스승이 없을까 걱정할 일이 아니다. 항상 배움의 자세로 임할 수 있다면 바로 거기에 늘 스승은 저절로 있게 되는 것이다. 스승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없을 뿐이다.